복막투석은 말기 신부전 환자분들이 집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는 치료법입니다. 병원에 자주 방문해야 하는 혈액투석과 달리, 복막투석은 환자 본인이 직접 투석액을 교환하며 자율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어요. 언뜻 복잡해 보이지만, 정해진 절차를 잘 따르면 누구나 쉽게 해낼 수 있습니다.
이 글에서는 복막투석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, 그리고 투석액을 어떻게 교환하는지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드릴게요. 복막투석을 시작하시거나 이해를 돕고 싶은 분들께 유용한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.
1. 복막투석, 어떤 원리인가요?
복막투석은 우리 몸 안에 있는 복막이라는 얇은 막을 이용해 신장 기능을 대신하는 치료입니다. 복막은 뱃속의 장기들을 감싸고 있는 막으로, 수많은 미세 혈관이 분포되어 있어요.
원리는 이렇습니다.
- 투석액 주입: 먼저, 복부에 삽입된 얇은 관(도관)을 통해 특별히 만들어진 투석액을 뱃속(복강)으로 주입합니다. 이 투석액에는 포도당처럼 농도가 높은 물질이 들어있어요.
- 노폐물 이동 (확산과 삼투압): 복강 안에 들어온 투석액과 우리 몸의 혈액은 복막을 사이에 두고 만나게 됩니다. 이때 혈액 속에 쌓여있는 노폐물(요독)과 과도한 수분은 확산과 삼투압이라는 원리에 의해 농도가 낮은 투석액 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.
- 확산: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물질이 이동하는 현상이에요. 혈액 속 노폐물이 투석액으로 넘어가는 것이죠.
- 삼투압: 농도가 낮은 쪽의 물이 농도가 높은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에요. 투석액에 포함된 포도당이 우리 몸의 과도한 수분을 투석액으로 끌어당겨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.
- 투석액 배액: 일정 시간(보통 4~8시간) 동안 투석액이 뱃속에 머물면서 노폐물과 수분을 흡수한 후, 다시 도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합니다.
- 새 투석액 주입: 사용한 투석액을 모두 배출하고 나면, 다시 새로운 투석액을 주입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.
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 몸의 혈액은 깨끗해지고, 체액 균형이 유지됩니다.
2. 복막투석 투여 방법: 직접 해볼까요?
복막투석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뉩니다.
2.1. 수동식 복막투석 (CAPD: 지속적 외래 복막투석)
가장 흔한 방법으로,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가 직접 손으로 투석액을 교환합니다. 보통 하루에 3~5회 정도 교환하며, 각 교환에는 약 20~3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.
투석액 교환 절차 (기본 원리)
- 준비
- 청결한 환경 조성: 투석할 공간은 깨끗하고 바람이 없는 곳이어야 합니다. 창문과 문을 닫고, 반려동물이나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며, 손 소독제를 준비합니다.
-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: 감염 예방을 위해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착용합니다.
- 투석액 점검: 사용할 투석액의 농도, 유효기간, 용량, 투명도 등을 확인하고 겉봉투가 손상되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. 투석액은 체온 정도로 따뜻하게 데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.
- 물품 준비: 새 투석액 백, 배액 백, 연결관, 미니 캡, 손 소독제 등을 준비합니다.
- 배액 (사용된 투석액 비우기)
- 준비된 투석액 백과 배액 백을 연결하고, 복부에 삽입된 도관과 연결합니다.
- 배액 백을 몸보다 낮은 곳에 두면, 중력에 의해 뱃속에 있던 사용된 투석액이 배액 백으로 빠져나옵니다. 이 과정은 보통 20~30분 정도 걸립니다.
- 배액 되는 투석액이 맑고 투명한지 확인합니다. 뿌옇거나 이물질이 있다면 복막염 증상일 수 있으니 즉시 의료진에게 알립니다.
- 주입 (새 투석액 채우기)
- 배액이 끝나면 배액 백을 잠그고, 새로운 투석액 백을 몸보다 높은 곳에 겁니다.
- 새 투석액이 중력에 의해 복강으로 서서히 주입되도록 합니다. 이 과정은 5~10분 정도 걸립니다.
- 투석액 주입 중 불편함이나 통증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의합니다.
- 분리 및 마무리
- 새 투석액이 모두 주입되면, 도관과 투석액 백 연결관을 분리하고 도관 끝을 깨끗한 미니 캡으로 닫습니다.
- 배액 된 투석액의 양을 측정하고 복막투석 수첩에 기록합니다.
2.2. 자동 복막투석 (APD: Automated Peritoneal Dialysis)
환자가 잠자는 동안 기계가 자동으로 투석액을 교환해 주는 방법입니다. 자기 전에 복막 도관을 기계에 연결하면, 기계가 밤새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여러 번 투석액을 배액하고 주입합니다. 보통 8~10시간 정도 진행되며, 낮 동안에는 투석액이 복강 안에 채워져 있거나 비워진 채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.
자동 복막투석의 장점
- 낮 시간 활동의 자유로움: 잠자는 동안 투석이 이루어져 낮에는 투석액 교환 부담이 없습니다.
- 규칙적인 투석: 기계가 정해진 시간에 정확하게 투석을 진행하므로 규칙적인 투석이 가능합니다.
- 간편함: 매번 직접 연결하고 분리하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.
3. 안전한 복막투석을 위한 중요 팁
- 청결 유지: 감염은 복막투석 환자에게 가장 위험한 합병증 중 하나인 복막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. 투석액 교환 전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며, 투석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합니다.
- 교육과 숙련: 투석을 시작하기 전, 병원에서 투석액 교환 방법을 충분히 교육받고 숙련될 때까지 연습해야 합니다.
- 정확한 기록: 매일 배액량, 주입량, 체중, 혈압, 투석액의 색깔 등을 복막투석 수첩에 정확히 기록하여 의료진과 공유해야 합니다.
- 이상 증상 확인: 복통, 발열, 오한, 배액액이 뿌옇게 변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연락하여 복막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.
- 규칙적인 병원 방문: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여 혈액 검사를 받고 의료진과 상담하며 투석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.
결론
복막투석은 환자 스스로 집에서 신장 치료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매우 유용한 치료법입니다. 투석액 교환 과정은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, 정확한 교육과 꾸준한 연습, 그리고 철저한 위생 관리를 통해 누구나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습니다.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의료진이나 전문 영양사와 상담하여 자신에게 맞는 투석 방법을 익히고,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을 유지하시길 바랍니다.